동물과 식물의 경계--
동물도 생명체라는 점에서 보면 식물적 요소들과 대응(counter)하는
관계를 넘어 근본적으로 엇갈리는 상호의 속성을 내포하고자하는 것 같다. 우리의 머리칼이나 체모, 손톱, 발톱, 이빨,
혹, 사마귀, 쥐젖, 검버섯, 점, 기미, 주근깨 등등, 나아가서 우리 신체를 이루는 뼈대 같은 것 또한 바로 식물적
요소이거나 그런 특성을 지닌 신체구성체라고 볼 수 있으리라. ; 식물적 속성들을 원초적으로 배제 할 수 없게, 동물들도
식물들처럼 자란다. 이반의 생물학(二般生物學)이라고나 할.
‘여기 / 저기’라는 장소적 이반(패럴로지 ; 二般/異反), 또는 배리(背理)
내 오브제 작업들을 가만 보면, 오브제 제작의 재미나 그 모습에 무슨 각별한 의미도 없진 않았겠지만 뜻은 다른데 있는
것 같다. 여기 저기, 이곳저곳, 아무데나, 아무데도 / here
& there, somewhere, anywhere, nowhere 등. 이것인가 하면 저것,
저것인가 하면 이것, 이것도 저것도, 이런 둥 저런둥--이런 것이 내 작업의 그늘진-가려진 테마인 것이 아닐까.
의태를 앞세운 의태 ; 이미지 정치학
내가 그간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중 하나가 얼룩무늬(위장 무늬-의태, 보호색)인데, 나는 이것을 거창하게 튀겨서‘생명의
정치학’, 또는‘이미지 정치학’‘, 이미지 사회학’‘, 이미지 생태학’으로, 그런 것들의 교호작용으로 보았다. 위장(-카뮤프라주
camouflage,
위장 僞裝, 미채 迷彩) ; 아미패션-개구리 복 ; 미채 迷彩 ; 모든 지상전을 위한 군사적 장비의 기본 도색 패턴도
여기에 부응하려고 하는 것이다.
나의 생명은 내가 (조바심내고) 꿈꾸는 생명을 흉내낸다. 흉내는 흉내냄을 꿈꾸면서. 흉내를 앞세우면서. 예쁘기만 한
것도, 징그럽기만 한 것도 어디 가능할 수 있을까. 예쁜가하면 징그럽고, 징그러운가하면 예쁘고, 일반으로 종잡을 수
없는, 그런 이반 사회. 예쁜 것과 예쁘지 않은 것은‘한 몸의 원리’이다. 그러나 언제나 예쁜 것은 예쁘지 않은 것을
암암리 타자화(배제) 하려는 데서만 가능했을 뿐이다. 홍명섭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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